어디서 해야할까..?
장소는? 그리고 업체는??
결혼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초반
데이트 스냅은 내게 최대의 난제였다.
일단 남들에게 제일 많이 보여지는 부분이었고,
어떤 이들에게는 내결혼이 이 몇장의 사진으로 요약될 것 같고,
어쩌면 결혼식 당일보다 웨딩사진으로 날 기억할 것 같아서 ..
하지만,
평소 결혼에 대한 어마무시한 관심이 있지 않은 한,
결혼은 줄곧 남의 나라, 남의 고민 이야기여 왔었기에,
사실 나같은 사람에게 "하고 싶은 결혼"에 대한 정의가 없었다.
하지만 그 정의가 없었다고 해서 멋진 결혼을 하고 싶다는 욕심마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.
그래서 소박한 작은 결혼을 꿈꾸는 듯 하면서도
이런저런 것들에 관심은 가게 되고,
그러다 판이 커지는 거 같은 불안감이 찾아오며,
내가 원하는 결혼과 내가 하고 있는 결혼의 다른점이 발견되면 당혹스러워 하곤 했다.
하지만 돌이켜 볼때 웨딩 촬영만큼은
초심을 잃지 않고(?) 적절히 즐겁게 할 수 있었다.
고민의 시간은 짧지 않았지만,
그 답은 의외로 간단히 허무하게찾았다.
결혼식 본식 스냅 업체에서
공짜로(대신 간단하게) 찍어주겠다고 한 것.
관심 있던 작가에게 계약금까지만 지불한 상태였지만, 과감히 포기했다.
일단은 두번 찍을 체력이 없었고,
그 다음으론, 너무 큰 돈을 쓰지 말자는 다짐때문이었다.
신랑은 무척 좋아했다.
그래 서로 좋으면 됐지 뭐..
그래서 우리는 그 흔한 드레스조차 구하지 않은 채,
진부한 분홍색가디건과 흰색 원피스,
그리고 하늘색 남방을 걸치고 그날을 기억하기로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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